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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등산을 위하여

워라밸 시대에 다시 생각해보는 취미로서 등산

by 한상철 2022. 9. 7.

취미로서의 등산

 

취미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좋아서 즐겨 하는 일로 경제적 목적 없이 여가시간을 이용하여 지속하는 활동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일상의 경제활동에서 벗어나 건강을 유지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교류의 확대를 꾀하는 게 취미활동입니다. 그러기에 취미활동을 즐기려면 우선은 시간을 내야하고 활동에 수반되는 비용을 감당해야 합니다.

 

과거 산업역군으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던 어려운 시절엔 개인 시간을 갖기도 어렵고 지불할 비용도 충분하지 못했기에 취미라고 해야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일을 잘하기 위한 충전의 의미였습니다. 그러다보니 개인취미가 아니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취미는 놀고먹자 분위기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사회도 최근 들어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세대의 등장으로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조직을 위해 개인의 삶을 희생하던 이전 세대와 달리 일상을 즐기려는 젊은 직장인 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을 일컫는 것입니다.

 

워라밸 세대를 명명한 트렌드 코리아 2018” 책에서 설명하는 워라밸 세대의 핵심 가치는 나 자신(Myself), 여가(Leisure), 성장(Development)입니다. 직장 생활을 우선시하던 과거와 달리 개인 생활을 중시하는 문화가 전면에 등장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한국사회에서 일과 삶의 균형은 단순하게 워라밸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오래 일하는 나라에서 장시간 노동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조직보다는 개인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전반적으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취미로서의 등산문화도 워라밸 문화에 맞게 달라져야 합니다. 등산이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휴식을 통한 재충전의 의미를 넘어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창의적인 삶을 통해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활동이 되어야 합니다.

 

취미라고 할 때 어쩌다 한 두 번 하는 활동을 이야기하지는 않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는 활동을 취미라고 합니다. 무언가를 지속한다는 것에는 점차 애정을 갖고 깊이 빠져들거나 관심영역이 확대되고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거나 기술을 익히는 것이 따르게 됩니다.  

 

그러기에 등산과 관련하여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습득한 정보를 전달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또한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 등산과 관련한 블로그나 유튜브 등을 찾아보는 것입니다. 과거 산악회가 하던 역할이 개인적인 성향이 짙어지면서 달라진 풍토 중의 하나일 것 같습니다.

 

워라밸 문화에 맞게 등산과 관련한 활동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 산에 다니던 선배들은 산에서 뛰는 걸 금기시 했으나 최근에는 훈련을 통해 산에서 뛰는 마운틴런닝이 젊은 세대에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또한 산에서 이루어지던 암벽등반이 도시의 일상에서 스포츠클라이밍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입니다.

 

등산도 스트레스 없는 삶을 꿈꾸며 삶의 만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대안의 하나로 젊은 세대에게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이때 과거 스트레스 해소 문화에 집착하여 세대 간의 갈등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여전히 등산문화가 관광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는 풍토지만 나름대로 고민하는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워라밸 시대에 다시 생각하는 취미로서 등산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