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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보는 세상

다시 등산동호회를 준비하며

by 한상철 2023. 5. 5.

10여년 넘게 운영해 오던 등산모임과 결별하고 새로운 등산동호인을 찾고 있습니다. 저 역시 나이를 먹어 가다보니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도전적인 산행을 할 수 있는 시간이 길게 잡아야 10여년입니다.

 

`어찌보면 운영하던 등산모임을 떠난 이유는 일모도원(日暮途遠)의 마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날은 저물고 갈 길은 멀어 초조해지는 마음입니다.

 

애초 마음은 등산교실을 운영하면서 제가 원하는 산행에 관심 있는 분들과 함께 새로운 모임을 만들까 싶었는데, 등산교실에 관심을 갖는 분들은 이제 산행을 시작하는 분들이라 제가 하고자 하는 산행에 함께하기는 어려울 듯싶습니다. 산행을 위한 체력까지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문제는 아니기도 합니다.

 

상업적으로 활동하는 많은 산악회가 있으나 제 생각으로는 산행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름 있는 산으로 이어지는 교통편이 조금 나아졌을 뿐입니다.

 

등산모임이 필요한 이유는 다양한 등산 활동을 위해서도 있으나, 등산을 개인의 생각과 경험만으로 해석하는 것보다 다양한 사람들의 통찰(insight)을 통해 다른 관점을 공유하며 개인의 경험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기존에 있던 모임에서 활동하던 분들은 그저 고민 없이 남들 안가는 산행코스를 편하게 함께 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산행코스를 다녀온 것에 만족하다보니 인증을 하러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면서 열정이 식고, 갈만한 곳도 한정적이다 보니 참여도도 떨어졌다고 봅니다.

 

제가 산행에 참여하는 이유까지 개입할 수는 없으나 모임에서 제안하는 산행코스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산행계획을 공유하여 자신의 산행으로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산행을 마치고 느낀 감정을 함께 공유하여 개인의 경험을 확장하는 문제도 등산모임을 함께 하는데 중요합니다.

 

언제까지라고 할 수는 없으나 당분간은 산행을 통해 등산관련 지식을 나누는 일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제가 등산교실을 생각한 이유는 초보자분들을 위한 장이 아니라 잘못된 지식으로 관성적인 등산을 벗어나 새로운 동기를 부여하고자 하는 목적이었다고 봅니다.

 

건강을 위해 운동으로 등산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잘못된 방식으로 자신의 몸을 혹사시키는 등산은 올바르지 못하다고 봅니다.

 

새로운 모임에서는 무엇을 새롭게 시도해 보고자 함은 아닐 겁니다. 그저 함께 등산을 할 수 있는 모임이 필요할 뿐입니다. 다양한 활동으로 이루어지는 산행과 좀 더 건강한 방식의 등산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