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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보는 세상

삶을 고양하는 취미로서의 등산

by 한상철 2022. 7. 5.

 

취미란 경제적 목적 없이 여가시간을 이용하여 즐기는 활동으로 정의되고 있습니다. 취미를 즐기려면 우선은 시간을 내야하고 취미활동에 수반되는 비용을 지불해야 가능합니다. 일상의 경제활동에서 벗어나 건강을 유지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교류의 확대를 꾀하는 게 취미활동입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좀 더 다양한 활동으로 변하고 있고, 개인의 삶에 있어 취미활동이 중요하게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등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만 해도 취미란 그저 여가선용의 방편이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요즘은 취미로 하는 아마추어와 전문적인 프로의 차이가 거의 없는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취미에 대한 시간과 비용의 투자가 늘어나고 개인의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레 발전한 모습일겁니다. 취미는 그저 단순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고양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프랑스 미학자 에티엔 수리오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능력으로 라비스망을 꼽았습니다. 라비스망은 프랑스 말로 황홀을 뜻하는데 뭔가에 강탈당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어떤 것에 마음을 완전히 빼앗겨 몰입하는 능력, 이 라비스망의 능력을 키우는 것이 삶을 고양하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했습니다.

 

아마도 예술작품을 통해서 느끼는 감정을 통해 삶을 고양하는 것을 이르는 말인 듯싶지만 취미활동에서 이루어지는 몰입의 상황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몰입은 집중력과 비슷한 의미로 다가오긴 하지만 중요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집중력이란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부담스럽고 힘들다는 느낌을 갖지만, 몰입은 물이 흐르는 것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빠져 들어가서 전혀 힘이 들지 않는 상태로 행복감을 줍니다. 몰입을 영어로는 ‘flow(흐름)’라고 하는 것 역시 이 때문이라고 합니다.

 

등산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대자연의 웅장한 모습은 거장의 예술작품 못지않게 우리의 마음을 강탈해서 황홀경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같은 산이라고 해도 자연의 조화 속에 시시각각 달라지는 풍경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이야 말로 삶을 고양하는 최고의 방법인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