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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등산모임(산악회)은 너무 많다. 등산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1천5백만 명으로 추산) 등산모임 역시 그만큼 늘어난 측면도 없지 않으나 속 사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또 다른 문제가 내재해 있는게 아닌가 싶다.

 

실제로 등산인구는 예전보다 훨씬 늘어났음에도 안내산악회(모집산악회)는 사람이 없어 몇 개 산악회가 모여 연합산행을 하고 있는 추세다. 그 이유는 무얼까.

 

먼저 달라진 등산환경을 이야기 할 수 있다. 예전엔 등산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아 산악회에 집중될 수 있었다. 산행지에 대한 정보도 그렇고 교통편 등 모든 문제에 일반인들이 접근하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인터넷의 영향으로 등산과 관련한 정보는 대부분 공개되어 있는 상황이다. 카페나 블로그를 통한 산행지에 대한 세세한 설명부터 수많은 사람들의 산행기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그동안 산악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산행을 해온 사람들이 많이 배출되었다. 이제는 산악회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개인이나 소규모 모임으로 산행이 얼마든지 가능한 상황이다.

 

다음으로 등산방식의 획일화다. 정해진 시간에 일정한 구간을 등산해야 하는 상황이 현재 산행방식이다. 산행경험이 적은 초보자에겐 부담이 될 수도 있고 오래 산행한 사람에겐 같은 산행지가 반복되는 문제가 생긴다. 등산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산행지를 모색하는데 짧은 기간에 사람을 모집하여 산행을 하는 안내산악회로서는 인지도가 적은 산행지를 선택할 수 없는 문제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소규모 등산모임이 활성화되고 단조로운 산행방식에서 벗어나고자 친목성향의 모임이 많이 생기게 된다. 싱글등산모임이나 4050등산모임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등산모임엔 한계가 있다. 등산보다는 친목위주의 놀자문화가 비중이 높아지는 측면이다. 이로 인해 모임에서 사람들 사이에 갈등도 자주 발생하여 모임이 오래가지 못하거나 새로운 모임으로 쉽게 찢어지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등산모임을 열고자 한다. 어떠한 차별성을 갖을 수 있을까. 문제가 있다면 대안을 찾을 수는 있을까. 나로선 쉽지 않은 문제다. 모임을 새로 열면서도 아직은 안개속을 걷고 있는 것처럼 모든게 흐릿할 뿐이다.

 

우선은 기존의 단조로운 등산방식을 벗어나 활력을 찾는게 시급한 과제다. 막연하게 땀을 흘리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푸는 것 뿐 아니라 개인의 삶에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 내는게 중요하다고 본다. 등산이 개인에게 의미있는 행위기는 하지만 단순히 시간 죽이기가 되어서는 안된다. 등산은 단순히 정상이 목표가 아니라 개인의 삶에 창의적인 과정이어야 한다. 산행지의 선택이 아닌 함께하는 사람들의 목적과 경험을 조직하는게 중요하다. 써놓고 보니 참으로 추상적이다.

 

중요한 다른 문제는 멤버쉽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기존 안내산악회처럼 산행지를 찾아 떠도는 등산객들로는 어떠한 일도 시작할 수 없다. 소속감을 갖고 새로운 시도를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조직해야 한다. 친목이 아닌 같은 취미를 갖는 동호인을 만들어내는 문제다.

 

일단 등산모임을 통해 다양한 층의 사람들이 함께 움직인다고 하더라도 차후 매니아 그룹을 형성하여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 매니아 그룹은 등산모임을 통해 지속적으로 신규 멤버를 충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는 하지만 지속적으로 함께 할 수 있을까. 나를 중심으로 운영된다고 해도 가능한 문제일까 싶다. 일단 개인이 가지고 있는 등산서적을 돌려 보는 프로그램부터 시작하여 멤버쉽을 만드는 일은 필요하다.


함께하실 분들을 기다립니다. 

산에서 꿈꾸는 지기지우 http://cafe.daum.net/mtjig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