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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등산을 위하여

해빙기 산행 요령

by 한상철 2007. 2. 9.
해빙기란 말 그대로 눈과 얼음이 녹는 시기를 말합니다. 포근한 날씨에 이른 봄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하며 사람들의 발길을 산으로 유혹하기 시작하는 시기죠. 대체적으로 2월 말부터 4월 초 정도까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봄기운에 성급하게 뛰어나온 개구리를 옴짝달짝 못하게 만드는 꽃샘추위가 있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산에 드는 사람들도 화사한 봄기운에 현혹되어 성급한 개구리마냥 추위에 고생을 하기도 합니다.

 

생명을 위협하는 산행사고는 한겨울보다 환절기인 늦가을이나 이른봄에 더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이 산행준비를 소홀히하여 발생한 사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해빙기 산행의 위험요소는 어떤게 있으며 산행준비는 어떠해야 할까요. 이미 잘 아는 분들도 있겠으나 기본적인 사항들을 몇가지 짚어 보겠습니다.

 

1. 변덕스런 기후변화가 위험을 불러온다.

 

해빙기뿐 아니라 환절기 산행의 일반적인 문제입니다. 두 계절이 공존하는 시기라 산 아래와 산 위의 상황이 달라서 발생하는 문제죠. 산은 높이에 따라 날씨변화를 예측하기 어려운데 계절의 뒤바뀜 속에서 그 변화가 한층 심해지는 것입니다.

 

고도를 100미터 올릴때마다 0.6도 정도가 내려간다고 합니다. 더구나 산 정상에선 바람도 많아 체감온도는 더욱 차이가 나게 됩니다. 바람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고도 1000미터 정도를 오른다면 6도 정도가 낮은 셈입니다.

 

해빙기에 부는 바람은 춥고 습한 바람이라 산행중에 느끼는 체감온도는 훨씬 낮아집니다. 보통 풍속 초당 1m에 1.6도 정도씩 낮아진다고 합니다. 바람이란 따뜻한 공기를 찬공기가 밀어올리면서 발생하는 것이라 낮에는 산위로, 밤에는 산위에서 계곡으로 불게 됩니다.

 

또 다른 환절기 특성이 일교차가 크다는 것입니다. 낮동안 푸근하던 날씨도 해가 지면 영하로 내려가기 쉽상입니다. 높은 산으로 갈수록 일교차는 더욱 커지게 마련입니다.

 

또한 환절기에는 대기가 불안정하여 다양한 기상현상을 유발합니다. 강풍으로 인해 눈이나 비가 내리고 번개가 치기도 합니다. 뜻하지 않은 눈보라는 극심한 체력저하로 인한 저체온증을 일으킵니다.

 

2. 해빙기의 복병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

 

햇빛을 잘 받는 동남쪽 등산로는 녹아서 질퍽거려도 북사면에는 잔설이 남아 있거나 얼어 있을 수 있습니다. 등산로가 지표면은 녹아 있다고 해도 아래층은 얼어있거나 북사면의 낙엽 아래는 얼음이 있어 미끄럽습니다. 북사면의 급경사는 잔설이 녹아 빙판을 이루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잔설이 질퍽거려 등산화가 젖을 수 있습니다.

 

계곡의 얼음은 수온이 올라가면서 녹기 시작하여 깨지기 쉽습니다. 또한 지표면이 녹기 시작하면서 낙석의 위험도 높아집니다. 이 시기에 암릉지역이나 산사태 지역을 지날때는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협곡을 지날 때 약해진 지반으로 고정되어 있던 바위더미가 무너져 내릴 수도 있습니다.

 

3. 산행준비는 어떻게 해야 하나

 

해빙기 산행준비는 겨울산행에 준해서 해야 합니다. 산행중에는 봄옷을 입고 산행을 하더라도 방수/방풍자켓은 필수입니다. 또한 보온이 될만한 자켓도 하나 정도 준비하는게 좋습니다.

 

체력저하로 인해 추위를 느끼게 되면 동상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장갑이나 귀를 가릴만한 모자 등도 반드시 준비해야 합니다.

 

결빙된 등산로를 생각하여 아이젠, 스패츠 등도 해빙기 동안 배낭에 빠져서는 안되는 장비입니다. 스틱을 사용하는것도 좋은 방안입니다.

 

심한 일교차를 생각하여 산행을 조금 일찍 마치는 것도 좋은 방안입니다. 악천후 등으로 식사를 할 수 없을때를 대비하여 행동식을 넉넉하게 준비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질퍽거리는 잔설에 대비하여 방수가 되는 등산화도 필수입니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대비하여 여분의 체력도 필요한 상황입니다.

 

산행계획시 산행지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얻는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여분의 장비와 여분의 체력이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철저한 준비가 안전하고 즐거운 추억을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