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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장비 이야기

등산화의 종류와 선택요령

by 한상철 2008. 3. 18.

등산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등산장비는 등산화, 등산복, 배낭이다. 하지만 아무 정보도 없이 등산장비점에서 권하는 제품을 선택하고는 후회하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그만큼 종류도 많고 가격도 천차만별인게 기본등산장비다. 좋은 등산화란 자신에게 잘 맞고 계절과 대상지에 적합한 것이다.

 

일단 워킹등산시 필요한 등산화를 기능별로 나눈다면 경등산화와 중등산화, 릿지화(암릉화) 정도다. 당일산행이나 가벼운 여름 산행시 주로 사용하는 등산화가 경등산화다. 요즘은 릿지화가 경등산화 용도로 많이 나오고 있어 대신 사용되기도 한다. 중등산화는 1박 정도의 종주산행이나 백두대간 등 장거리 산행이나 겨울 심설산행에 많이 사용된다.

 

중등산화와 경등산화의 경계가 분명한 것은 아니다. 등산을 하는 사람이나 산의 지형에 따라 혹은 배낭의 무게 등으로 적당한 제품을 선택하는게 중요하다. 평소 구조장비 등으로 무거운 배낭을 지고 다니는 나로서는 늘 충격흡수가 가능한 등산화를 선택하게 되므로 남들은 중등산화로 신는 제품을 경등산화처럼 신고 있는 셈이다.

 

중등산화는 목부위가 길어 장거리산행시 발목을 보호하고 두꺼운 바닥창 등으로 충격을 흡수하여 무릎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평소 무거운 배낭을 메고 산행하는 사람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중등산화를 사용하는게 좋다. 중등산화의 특성상 가죽이나 튼튼한 코듀라원단 등의 소재로 만들어지게 된다. 중등산화는 어떤 소재던 방수처리가 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경등산화는 바닥창이 얇고 발목을 감싸는 목부위가 짧아 가벼운 소재가 특징이다. 발목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 릿지화의 경우 대부분 경등산화의 특징을 갖고 바위에 마찰력을 갖는 특수한 소재의 고무창을 사용한다. 암릉이 많은 한국의산의 특성상 일반 등산화의 바닥창에 릿지고무를 사용한 제품도 있어 전문릿지화가 아니라면 경등산화와 릿지화를 구분하기는 애매하다. 요즘은 경등산화에 충격흡수 기능을 추가하여 산악마라톤화도 많이 선보이고 있다. 경등산화는 가죽소재도 사용하지만 가벼운 천을 사용한 제품이 많다. 경등산화는 방수처리가 되어 있지 않은 제품이 많다.

 

예전에는 중등산화로 4계절 신었지만 요즘은 등산을 자주 하다보면 중등산화와 경등산화를 구분하여 신게 된다. 1년에 한 두번 산행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애초 등산화를 구입할 때 이러한 필요를 고려하여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게 좋은 방법이다. 물론 중등산화라고 해서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발목이 길고 바닥창이 두꺼운만큼 무겁고 보온력이 좋은만큼 땀이차게 된다.

 

보통 등산화는 구두보다 10mm 정도 큰 치수를 권하는데 꼭 그런 것은 아니다. 회사마다 치수와 족형이 다르므로 직접 신어보고 꽉 끼는 느낌없이 발이 불편하지 않으면 된다. 구입시 등산양말을 신고 오른쪽 왼쪽 모두 신어보는게 좋고, 신발끈을 묶고 가볍게 걸어볼 수 있으면 더 좋다.

 

비싼 중등산화를 신고도 발이 불편하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선택시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았거나 잘못된 사용법으로 인해 그럴 수 있다. 오르막에서는 등산화끈을 꽉 묶지 않아도 좋으나 내리막에서는 발을 앞쪽으로 밀고 등산화끈을 꽉 묶어야 발가락이 앞쪽으로 쏠려 아픈 것을 막을 수 있다.

 

등산화는 자주 세탁하면 그만큼 기능이 손상되거나 변형되기 쉽다. 따라서 관리도 중요하다. 일단 산행을 마치면 겉의 먼지나 오염을 제거하고 신문지 등을 넣어 신발 안의 습기를 제거해야 한다. 등산화는 세척하지 않더라도 산행을 마치면 신발 깔창은 세탁하여 주어야 한다.

 

오래된 가죽 등산화의 경우 먼지나 오염을 제거하고 왁스 등으로 보호제를 처리하는게 좋다. 새 등산화의 경우 방수스프레이 등을 뿌려주면 된다. 오래도록 신지 않을 경우 신문지 등을 넣어 모양을 잡고 신발끈을 묶어 햇빛에 직접 노출되지 않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두는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