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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이야기

가을의 전령사 구절초

by 한상철 2008.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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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에 찬바람이 불 무렵 피기 시작하는 들국화가 구절초다. 보라빛의 쑥부쟁이와 함께 군락을 이루어 피는 하얀 구절초는 가을 들국화의 대명사다. 높고 푸른 하늘과 맞닿은 능선을 보라빛과 흰색의 들국화가 가득 채우면 산행의 피로는 말끔히 씻긴다.

 

우리나라는 가을이면 들국화로 지칭되는 많은 야생화가 피어난다. 보라빛 쑥부쟁이부터 노란색의 산국이나 감국까지 가을 들녘은 온통 들국화 천지다. 수수한 꽃과 달리 진한 향기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가을 내내 꽃을 볼 수 있을 만큼 꽃이 피어 있는 시기도 길어 가을 꽃의 대명사로 불리기에 충분하다.

 

가을 국화의 상징인 노란 감국이나 산국처럼 강렬한 향기와 색상은 아니지만 흰색의 큼직한 꽃은 정갈한 느낌을 준다. 어린 개체는 연분홍 빛을 띄기도 한다. 쑥부쟁이와 함께 군락을 이룬 풍성한 모습도 보기 좋지만 바위 틈새에 고고한 자태를 수줍게 뽐내고 있는 모습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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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는 전국적으로 볼 수 있지만 가을 들국화 산행은 지리산이 최고다. 파란 하늘과 맞닿은 장쾌한 능선에 펼쳐진 하얀 구절초와 보라빛 쑥부쟁이의 조화는 다른 산에서 느끼지 못하는 장관이다. 연하봉 주변이나 세석고원에 펼쳐진 장관은 한폭의 동양화다.

 

이른 가을 높은 산에서 만나는 구절초는 산구절초이고 들판이나 야산에서 비스듬히 쓰러지듯 피어나는 들국화가 구절초다. 구절초는 약용식물 이름으로 음력 구월 구일에 꽃이 달린 전초를 채취하는게 약효가 좋다고 하여 그리 불리운다고 한다.

 

부인병에 몸을 따뜻하게 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하여 선모초란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민간에서는 여인의 손발이 차거나 산후 냉기가 있을 때 달여 마시는 상비약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시골에서 시집 보낸 딸의 임신이 늦어지면 어머니가 구절초를 채취하여 말린 후 달여서 엿을 만들거나 식혜를 만들어 보내곤 하였다.

 

가을 국화인만큼 꽃을 따서 말려 두었다가 차로 마셔도 좋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구절초 꽃술을 담궈도 은은한 향이 일품이다. 그렇다고 산에서 자라는 들국화를 마구 채취하면 안될 일이다. 요즘은 재배도 많이 하고 있으니 가을 국화 축제 등에서 구입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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