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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읽는 등산

수직의 도전자

by 한상철 2008. 10. 13.




출판사 : 수문출판사

지은이 : 호리종 로슈/김영윤 옮김





 

산 이야기와 관련한 소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아니 내가 읽은 산악소설이 별로 없다는게 맞는 것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산악소설이라면 일본 대하소설의 거두 이노우에 야스시의 걸작 빙벽이 있다.

 

오늘 소개하는 수직의 도전자나 빙벽 모두 명작이다. 후리종 로슈의 ‘수직의 도전자’는 1920년대 샤모니 가이들의 산 이야기다. 1941년 알제리에서 발표된 이 소설은 2차 세계대전으로 기존의 모든 가치가 무너지고 깊은 좌절감에 빠져있던 프랑스국민에게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킨 소설로 알려져 있다.

 

샤모니에서도 명 등산가이드인 세르베따가 드류 봉에서 벼락을 맞아 조난하고, 구조대와 함께 그의 시신을 찾으러 나선 아들 삐에르의 추락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추락의 후유증으로 현기증에 시달리던 삐에르가 친구들의 도움으로 다시 산에 가게되고, 마침내 가이드가 된다는 스토리다.

 

온갖 역경을 딛고 마침내 정상에 서는 조르즈와 삐에르의 모습이 프랑스 국민들의 사기를 크게 북돋아 주었다는 견해다. 특별히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상황이 그 시대와 잘 맞아 떨어졌다고 봐야 한다.

 

저자 후리종 로슈는 파리에서 태어났으나 17세 때 양친의 고향인 알프스의 사브아로 이사와 샤모니에서 살게된다. 이후 산의 마력에 사로잡혀 마침내 샤모니 가이드조합의 멤버로 활약하게 된다. 따라서 수직의 도전자는 그를 맞아준 샤모니 가이드조합에 바친 책이다. 샤모니 가이드 조합의 멤버가 되려면 샤모니 태생이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음에도 파리 태생인 그가 샤모니 가이드 조합의 멤버로 받아들여 졌다는 것은 산 친구들에게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았고 또한 훌륭한 등산가였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오래전 쓰여진 소설이라 사회적 배경이 다르고 등산풍토가 생소한 느낌도 있으나 산 사나이들의 열정은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비록 소설이지만 저자가 경험한 생생한 삶을 그렸기 때문이리라.

 

산 이야기로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추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