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생화 이야기

때를 맞춰 찾아가야 만나는 모데미풀

by 한상철 2009. 4. 28.

 

모데미풀은 바람꽃 종류와 비슷하지만 꽃의 크기가 커서 사람들이 함부로 채취하여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는 봄꽃이다. 지리산 자락 운봉의 모데미란 곳에서 발견되어 그 이름으로 불린다고 하지만 정작 모데미란 곳을 확인할 길이 없다. 또한 지리산도 자생지긴 하지만 쉽게 만나기 어렵다. 한뼘도 안되는 줄기에 순백의 그리 커다란 꽃을 달고 있는 모습이 더 없이 정이 간다.

 

너도바람꽃속을 닮았다고 하여 크다라는 뜻의 메가스(megas)와 너도바람꽃의 속명 에란티스(eranthis)로 이루어진 합성어인 메가레란티스(Megaleranthis)가 모데미풀의 속명이다. 일부 학자들은 모데미풀의 특징이 금매화속의 식물 범주에 포함되므로 달리 분류해야 한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한국 특산속으로 산림청과 환경부에서 희귀 및 멸종위기식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는 야생화다. 높은 산의 습한 곳에 자생하고 있으며 4월 정도에 꽃이 핀다. 제주도 한라산부터 금강산까지 전국적인 분포로 자생지가 확인되고 있으나 꽃이 피는 시기에 맞춰 일부러 찾지 않으면 만나기 어려운 꽃이기도 하다. 워낙 일찍 피고 대부분의 큰 산이 봄철 산불방지기간으로 입산이 통제되고 있어 더 그렇다.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이 소백산이 아닐까 싶다. 군락도 크고 봄철에도 입산이 가능한 곳이다.

 

숲이 밀림화되고 사태 등으로 계곡이 황폐화 되면서 자생조건이 까다로운 모데미풀의 자생지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개체수가 줄어드는 이유다. 꽃이 아름다워 관상용으로 키우려고 해도 재배방법이 까다로워 살리기 어렵다. 적합한 재배방법이 보급되어 쉽게 만날 수 있도록 연구가 필요한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자생지로 알려진 곳에도 워낙 적은 개체가 자생하고 있어 안타까움에 매년 자생지를 찾아보고 있지만 사진찍는 분들이나 나물 채취하는 분들의 욕심에 훼손된 개체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

 


봄꽃이 대부분 그렇듯이 꽃이 지면 바로 열매를 맺는데 다른 식물들이 본격적으로 자라기 전에 한 해의 삶을 마무리하는 셈이다. 넓은 잎의 가운데 별 모양의 열매도 인상적이다. 열매는 곤돌과로 열매가 벌어지면서 씨앗을 멀리 보내서 번식을 하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있다보니 산행 등을 하다가 전혀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모데미풀을 만나게 되기도 하지만 개체수는 불안정하다.

 

생태계가 변하여 사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개인의 작은 욕심으로 이러한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없게 된다면 얼마나 가슴아픈 일인가. 오염되지 않은 깊은 계곡의 한자리를 야생화를 위해 내주는 마음도 아름답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