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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이야기

벌깨덩굴

by 한상철 2009. 5. 25.

신록의 숲에서 피어나는 화사한 연보라꽃 벌깨덩굴



벌깨덩굴은 유명하지도 쓰임이 많은 것도 아니지만 산행에서 쉽게 만나는 야생화다
. 숲이 제법 신록으로 물드는 시절이면 등산로 주변 여기저기 무리를 지어 화사하게 피어난다. 커다란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으로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점이 박혀 있는 흰 무늬와 수염같이 부드러운 털이 덥수룩하니 자리하고 있는 게 여간 신비스럽지 않다. 높은 산에서 층층이 매달린 연보라빛으로 무리지어 피어나는 꽃의 자태는 보석처럼 빛난다.

 

잎이 들깨를 닮아 벌깨덩굴일 것 같은데 꽃이 핀 모습에선 덩굴이란 말이 왜 붙었는지 알기 어렵다. 꽃은 한꺼번에 피는게 아니라 아래부터 달리는 순서대로 피어난다. 꽃이 필 때는 꼿꼿한 줄기처럼 보이지만 질 때쯤이면 제법 길게 덩굴을 뻗어 나간다. 줄기가 길게 자라면서 땅에 닫는 부분에 새로운 뿌리를 내려 분가를 하기도 한다. 그러니 꽃이 제법 많이 달리면 서지도 눕지도 않은 애매한 모습이다.



꿀풀과에 속하는 야생화로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봄에 어린 순을 나물로 먹기도 한다. 꽃이 달리는 순서대로 피어나다 보니 개화기간이 길어 오랫동안 볼 수 있는 꽃이기도 하다. 산행하면서 늘상 꽃 이름을 물어보는 사람이 많은 것은 많이 보여 그렇겠지만 신비한 꽃 모양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물어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특별하지 않은 만큼 친근감을 주는 야생화이기도 하다.

 

깻잎처럼 삼각형의 마주 보는 잎은 톱니가 있고 위쪽으로 갈수록 잎자루가 짧다. 꽃은 마디 사이에서 한쪽방향으로 달린다. 입술처럼 늘어진 부분은 흰색으로 점이 박혀 있고 가느다란 수염이 달려있다. 꿀풀과 답게 꿀이 많아 밀원식물이며 꽃이 커서 관상용으로 보기도 좋다. 흰색으로 피어나는 벌깨덩굴도 있다.



한자로는 지마화(芝麻花)라 한다. 한방에서 쓰이는 약재는 아니지만 민간요법으로 강정제나 여성의 대하 증상에 다른 약재와 함께 사용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