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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이야기

산에선 만나는 라일락 향기

by 한상철 2009. 6. 18.


야생화를 소개하는데 나무 꽃을 이야기 하는게 맞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6월 여름이 시작될 무렵이면 전국의 산 어디서나 익숙한 향기가 묻어난다. 낮은 야산부터 높은 고산까지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 그러니 산을 통해 만나는 야생화로 소개할 만 하다.

 

하나의 모양이 ()자처럼 생겼고 향이 강하다고 정향 (丁香)이란 이름으로 불린다고 한다. 우리 이름 수수꽃다리의 중국식 표현이란 이야기도 있지만 수수꽃다리는 넓은잎정향나무로 남한에는 보이지 않고 북쪽에서 있다고 한다. 정향나무의 이명은 둥근잎정향나무다.

 

개개의 꽃은 볼품 없으나 나무 끝에 모여서 달린 모양은 향기만큼 화려하다. 향기도 꽃나무의 자태도 산행 중에 만난다면 산행피로를 잊을 하다. 꽃색은 자주빛부터 연한 보라빛까지 다양하다. 가끔 흰색을 만나는데 흰정향나무로 분류하고 있다.

 


정향나무와 비슷한 꽃이 있다. 개회나무와 꽃개회나무다. 개회나무는 나무 크기도 다르고 모양도 많이 차이가 있다. 꽃개회나무는 꽃대가 하늘을 향하고 있어 구분이 된다. 나무도 작고 잎도 계란형으로 조금 편이다. 개개의 꽃도 정향나무보다는 조금 느낌이다. 정향나무도 아마추어가 분류하기는 어려운 나무다. 털개회나무도 이명으로 정향나무로 불리기도 한다.

 

정향나무와 꽃개회나무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구분하기 어렵다. 정향나무는 전국의 어느 산에서나 쉽게 만날 있지만 꽃개회나무는 설악산처럼 북쪽의 높은 산에서만 만날 있다. 자라는 곳도 정향나무는 산비탈부터 능선까지 가리지 않지만 꽃개회나무는 능선 햇빛 드는 곳에서 있다.

 

정향나무의 아름다움은 우리 눈에만 그리 비친 것은 아닌 듯싶다. 북한산의 정향나무가 미 군정시절 한 미국인의 눈에 띄어 미국으로 건너가 원예종으로 개량되어 역수입 되고 있다. 당시 그를 도와준 한국여성을 생각하여 미스김라일락으로 이름 붙였다. 원예종으로 키우기 위해 크기를 줄인 탓에 왜성정향나무로 부르기도 한다. 어쨌든 우리의 아름다운 꽃이 외국인에 의해 개량되어 역수입 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정향나무는 꽃이 아름답고 향기가 좋아 정원수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향료로도 추출한다. 또한 밀원식물로도 그 가치가 크고, 수피는 쓴맛이 있어 건위제로 쓰인다고 한다.

 

미스김라일락 같은 일이 다시 없기 위해서는 우리꽃에 대한 좀더 많은 애정이 필요하고 잘 보살펴야 할 것이란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