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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이야기

눈속에 피어나는 복수초

by 한상철 2010. 3. 20.


이른봄 봄소식을 전하는 꽃이라면 의례 매화나 동백꽃을 떠올리기 쉽다
. 하지만 야생화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보다 먼저 봄소식을 전하는 꽃으로 복수초를 떠올린다.

 

야생화 사진을 보면 눈속에 피어난 꽃을 자주 볼 수 있는데 그 중 대표격이 복수초다. 주로 한라산에서 찍을 수 있으나 요즘은 겨울이 춥지않아 남쪽이나 동해안에서 복수초가 피고나서 눈이 내리기도 한다. 동해안엔 설이 지나면 이미 복수초 소식이 들려온다. 눈속에 피어나는 것은 아니고 복수초가  피고 눈이 내리는 것이지만 눈속의 복수초 사진을 보다보니 눈속에서 피어나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복수초는 말 그대로 복을 받고 오래 살라는 뜻이 담겨 있어 일본에선 정초에 새해 선물로 잘 알려져 있다고 한다. 이른봄 언땅을 뚫고 노랗게 피어나는 복수초를 만나면 축복받은 느낌이다. 일찍 피어 먼저 만난다는 것도 좋지만 봄꽃 답지 않게 큼직한 생김도 시원스레 마음을 밝게 해준다.

 

지방에 따라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데 땅위에 꽃만 불쑥불쑥 돋아난 모습에 땅꽃이라 불리기도 하고, 이른 봄 언땅에 피어나서 얼음새꽃 혹은 눈색이꽃으로 불리운다. 새해가 시작되면서 피어난다고 하여 원단화라고 불리기도 하고 눈속에 피어나는 연꽃과 같다고 하여 설연이라고도 한다. 봄철 야생화로 많이 알려진 서해안의 작은 섬에선 시절을 모르고 피어난다고 하여 철무지랭이로 불린다고 한다.

 


복수초도 산행을 시작하면서 만난 꽃이다. 어릴때 고향에서 만났는지는 모르겠다. 이른 봄 양지바른 곳 낙엽을 헤치고 잎도 없이 꽃만 피어나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약간 그늘진 곳에 자라는지라 빛이 들면 불을 밝힌 연등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복수초가 언땅을 뚫고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은 스스로 온기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뿌리를 캐어보면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뿌리의 온기뿐 아니라 연등처럼 생긴 노란 꽃잎은 햇빛을 따라 다니며 집열기능을 하여 꽃술에 열을 모은다고 한다. 꽃술에 따뜻한 온기를 모아 주변의 곤충들을 불러들여 수분을 하는데 도움을 받는 것이다.

 

복수초도 사는 지역에 따라 모양이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서해안 섬지방에 사는 종류는 꽃이 크고 꽃이 필 때 잎이 없다고 한다. 대간길에서 만날 수 있는 복수초는 꽃이 작고 잎이 나중에 나온다. 제주도에서 보이는 복수초는 꽃이 크고 꽃이 필 때 잎이 함께 나온다고 한다.

 

개복수초, 복수초, 세복수초, 가지복수초, 갈기복수초 등으로 구분하지만 아직 명확한 분류는 아닌듯 싶다.

 

제주도를 비롯한 남쪽이나 동해안이 아닌 곳에서는 봄철 산불방지기간에 피는지라 등산을 하면서도 그리 흔히 볼 수 없는지도 모르겠다. 복수초 외에도 이른봄 피어나는 야생화가 대부분 봄철 산불방지기간에 한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