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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등산을 위하여

겨울 야영 장비의 변화

by 한상철 2011. 1. 7.

최근 들어 캠핑이 활성화 되면서 겨울 야영에 대한 관심도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올 겨울은 한파가 지속되어 초보자가 선뜻 야영에 나서기는 쉽지 않겠습니다.

 

동계야영을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장비만 좋으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잘못된 생각입니다. 먼저 동계야영을 즐기기 위해서는 산행경험과 체력적인 요인이 중요합니다. 눈길이 열렸다고 해도 큰 배낭을 메고 심설을 걷는 다는 것은 평상시보다 체력소모가 많습니다. 미끄럽고 깊은 눈에 중심을 잡기도 어렵고 발을 높이 들어 옮기는 사소한 것들이 배낭무게와 함께 체력소모의 원인이 됩니다.

 

그래도 겨울야영을 위해서 장비는 필수입니다. 일단 숙영을 위한 텐트(쉘터), 적정 내한온도를 갖는 침낭, 바닥의 한기를 막아줄 매트리스, 텐트에서 자더라도 결로가 생겨 물이 떨어질 수 있으니 침낭커버도 필요합니다. 동계야영을 생각하는 분들은 산에서 잠을 잔다고 생각하므로 이만한 준비는 반드시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밖에서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야영지가 바람이라도 피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야외에서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눌 낭만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일단 겨울이라도 큰 배낭을 메고 산행을 하다보면 땀이차게 되므로 야영지에 도착하면 옷을 갈아입거나 우모복 등으로 보온을 해야 합니다. 덧바지도 필요합니다. 등산화도 심설을 헤치고 나면 얼어들어 움직이지 않을 경우 발이 시리므로 양말을 갈아신거나, 텐트슈즈 등을 준비하는게 필요합니다. 요즘은 텐트처럼 생긴 가벼운 쉘터 종류가 잘 나와서 야영시 유용하게 활용됩니다.

 

비박을 생각하여 텐트를 사용하지 않고 타프 등으로 준비한다면 밖에서 생활하기 위한 준비는 더 철저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밥을 먹거나 술잔을 나눌 때도 얇은 장갑을 준비하여 사용하면 좋습니다. 방풍자켓을 겉에 입는다고 해도 모자 등을 준비하여 사용하는게 필요합니다.

 

야영장비에 대한 선호도 바뀌어 가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가볍고 부피가 적은 제품이 우선 선호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산행보다는 캠핑에 더 관심이 높다보니 산행을 많이 하지 않고 가까운 야영지를 선택하여 야영을 즐기는 추세라 다양한 액세서리부터 캠핑장에서나 사용되던 장비들이 산중 야영에서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배낭도 예전보다는 훨씬 큰 배낭이 사용되고, 야영장비도 무게보다는 편의성이 우선 고려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처럼 심설산행을 생각하고 깊은 산중에서 야영을 생각한다면 기존에 즐기던 야영과 달리 생각해야 합니다. 그만한 배낭무게로 산행이 정상적으로 이루어 지기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산행에 맞춰 배낭무게와 사용될 장비에 대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배낭이 크면 꼭 필요하지 않은 장비도 챙기게 됩니다. 야영배낭은 일정한 용량만 된다면 문제는 패킹입니다. 여행배낭 꾸리듯이 차곡차곡 넣는게 아니라 구석구석 밀어넣어 최대한 부피를 줄이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배낭을 폼으로 만들지 않는 이상 일정한 부피는 그만한 무게를 만듭니다. 그러니 자신에게 맞는 용량의 배낭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동계야영을 혼자 모든 장비를 넣고 다니는 경우가 아니라면 여성분들은 60리터 내외, 남자는 70리터 내외가 적당합니다. 무게도 여자는 15kg, 남자는 20kg내외가 무난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집에서 배낭을 지고 무겁다고 느낀다면 가파른 산길 5~6시간을 산행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산행의 형태에 맞춰 야영장비를 준비하는게 기본원칙입니다. 장비만 믿고 한겨울 심설야영을 떠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실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동계야영이 낭만이 있다고 경험도 없이 나서기 보다는 여름부터 야영에 대한 경험을 축척하여 겨울 야영의 낭만을 즐기는 것도 요령이 아닐까 싶습니다.

 

캠핑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겨울산에도 야영을 즐기려는 산꾼들이 늘어나고 있어 노파심에 두서없이 이야기를 늘어놓았습니다. 안전산행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