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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등산을 위하여

안내산악회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by 한상철 2007. 4. 25.

안내산악회란 참가회원들에게 일정의 비용을 받고 등산관련 행위를 하는 단체를 말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안내산악회라고 일정한 형태를 갖는 것은 아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등산객들을 모집하여 산행을 하는 모집산악회부터 인터넷 카페의 등산동호회나 등산을 통한 친목모임까지 다양한 형태를 갖는다.

 

안내산악회의 장점이라면 적은 비용으로 산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이라면 단체행동으로 산행의 자유가 일부(시간과 산행코스 등) 침해받는 다는 것이다. 또한 산행경험이 없는 초보자들이 쉽게 산을 접할 수 있다는 것도 안내산행이 등산문화의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안내산악회의 예전 모습이라면 전단지 등을 통하여 등산객을 모집하여 동대문운동장 등에서 출발하던 일명 동대문산악회다. 하지만 인터넷이 일상화 되면서 인터넷 홈페이지나 카페 동호회 등을 통해 운영되는 안내산악회에 자리를 내주게 된다.

 

요즘도 여전히 전단지를 통해 모집하는 산악회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등산중앙연합회와 같이 인터넷을 통해 사람들을 모집하여 운영하는 방식이다. 사람들을 모집하는 방식이 달라졌을뿐 안내산악회(혹은 산행운영) 운영방식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이렇듯 안내산악회도 시대에 따라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등산모임의 변화를 요구하는 내면을 살펴보면 그 흐름을 좀더 이해할 수 있다.

 

동대문산악회 시절엔 등산이 대중화 되지 못하고 일부 등산인들을 중심으로 운영되었다. 산악회에 대한 소속감은 없더라도 등산인구가 적던 시절이라 서로 눈인사는 나눌 수 있을 정도였다. 또한 꽃놀이나 단풍철이 아니라면 새로 유입되는 등산객이 적었으므로 안내산행이라기보다는 개인산행의 성격이 강했다. 산악회는 저렴한 비용에 교통편만 제공하는 정도다.

 

인터넷이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수단으로 등장하면서 인터넷 등산모임도 늘어나고 이를 통해 젊은층을 비롯하여 새로운 등산객들의 유입이 크게 늘었다. 그러다보니 등산모임에서도 친목의 성향이 강해지고 소속감에 대한 배려도 중요해지게 되었다.

 

처음 인터넷을 통한 등산모임은 카페와 같은 동호회 형식이었으나 이후 모집산악회도 인터넷을 활용하여 회원을 모집하는 방식을 취하게 된다. 등산관련 사이트에도 한국의 산하처럼 포털의 형식을 갖는 홈페이지가 생기게 된 것이다. 모집산악회는 자신의 홈페이지나 카페를 운영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등산포털 사이트를 이용하여 산행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등산모임은 안내산악회라고 하더라도 카페동호회와 모집산악회의 운영방식엔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중요한 차이라면 친목을 통한 소속감이 아닐까 싶다. 이러한 차이가 최근 들어 안내산악회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카페형식의 안내산악회도 초기엔 많은 가입 회원수를 기반으로 등산활동을 하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친목성향이 중요하게 자리하면서 많은 회원수가 카페활동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회원이 많은 카페동호회라고 하더라도 친목을 위한 별도의 활동이 중요하게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싱글등산모임이나 4050등산모임 등이 대표적이다.

 

일반적으로 모임의 규모도 적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많은 회원을 갖는 큰 등산동호회가 수많은 소규모의 등산모임으로 세분화되고 있는 추세다. 물론 이러한 배경에는 그동안 등산활동을 통해 산행경험을 쌓은 동호회 리더들이 많이 배출된 이유도 있다.

 

그때 그때 회원을 모집하는 안내산악회는 동대문산악회가 밀려난 것처럼 또다시 위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위기의 타개책으로 찾고 있는 것이 회비인하나 식사제공이다. 하지만 회비의 인하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식사제공도 무차별적인 경쟁으로 인해 결국 제살 깍아먹기다.

 

안내산행이 우리의 등산문화에서 현실적인 문제라면 안내산악회는 고객의 변화를 면밀히 고민하여 그들에게 맞는 서비스를 찾아야 한다. 다양한 등산정보를 제공하고 산행지를 선택함에도 고객들의 특성에 맞게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무차별적으로 여행지(혹은 여행상품)를 선택하지 않는다. 등산도 마찬가지다.

 

또한 등산은 암벽등반의 자일파트너만큼 위험을 나누지는 않더라도 어느정도 위험을 나누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책임있는 등산가이드의 운영도 충분히 고민해봐야할 문제다. 소규모의 등산모임이 난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문제는 더 중요해진다고 할 수 있다. 현재 해외여행(산악회를 통한 단체고객모집)처럼 안내산악회는 소규모 등산모임을 통해 산행회원을 충원해야할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

 

한편으로 안내산악회가 어떻게 회원들에게 소속감을 만들고 친목성향을 채워줄 수 있을지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결국 어떻게하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현재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인 셈이다. 이제 등산객들에게 중요한 것은 산행지가 아니라 목적과 경험이다. 등산객의 목적을 자극하는 것이 충성도를 높이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