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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읽는 등산

산은 내게 말한다

by 한상철 2008. 9. 24.

출판사 : 예담

지은이 : 라인홀트 메스너/강현주 옮김

 








등산관련 책을 소개하면서 제일 먼저 소개하고 싶었던 책이다. 라인홀트 메스너는 가장 뛰어난 고산등반가로 인정받는 만큼 많은 책을 저술하였다. 국내에서 번역되어 소개된 책도 꽤 많은 편이다.

 

1970년 동생과 함께 오른 낭가파르바트를 시작으로 1986년 로체 서벽을 통해 정상을 오르면서 히말라야 14좌를 제일 먼저 등정한 사람이 라인홀트 메스너다. 히말라야 고산을 처음 오른 낭가파르바트 하산길에 동생을 눈사태로 잃었다.

 

산은 내게 말한다는 제목처럼 고산을 오르면서 생생한 느낌을 전달하는 직접적인 산행기는 아니다. 고산등반에서 소규모 알파인 스타일을 확립하고 최초로 무산소 등정한 역사적인 기록을 가지고 있는 한 등반가가 전하는 도전정신의 산물이자 삶의 지혜다. 생생한 고산등반의 이야기를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책을 읽기를 권한다.

 

메스너가 성공한 산악인으로 평가받는 이유야 많겠지만 늘 남들보다 먼저 고민하고 철저하게 계획하여 확신에 따라 행동했기에 숱한 죽음의 고비를 넘기지 않았나 싶다. 이 책에는 그러한 메스너의 남다른 개성이 엿보인다.

 

어찌보면 등반세계의 도덕책 같은 이야기로 딱딱하게 생각될 수도 있겠으나 막상 책을 읽어가기 시작하면 메스너의 깊은 철학에 금새 빠져들게 된다. 고산등반을 하면서 만나는 수많은 위기와 비극을 딛고 한발 앞서 나가는 삶의 자세와 단독등반과 같은 확신에 찬 행동은 다른 사람들에겐 이해못할 내용인지도 모르겠다. 그가 등반역사를 새로 쓰면서 살아남았다는 것은 얼마나 철저한 사람인가를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고산등반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한장 한장 읽어 가면서 만나게 되는 인생에 대한 중요한 교훈과 열정적인 삶의 메시지는 의미있는 내용이 될 것이다. 오늘날 놀고 먹자판의 한국 등산문화에 시사하는 바도 많다고 본다. 등산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꼭 읽어 보길 권한다. 여러분들의 일과 삶에서 자유로운 영혼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