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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등산을 위하여

산에서 만나는 흡혈 진드기

by 한상철 2011. 6. 17.

예전엔 진드기에 대해 그리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요즘은 백두대간이나 정맥, 기맥 등의 산행으로 진드기에 대한 피해사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인터넷에 잘못 알려진 정보도 많이 퍼지고 있습니다. 산행인구가 늘고 산행지가 다양해진 측면도 있으나 지구온난화 등으로 진드기가 살기 좋은 환경으로 바뀐 영향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오래전 산행에서 처음 진드기에 물리고 정보를 찾아보니 서울 이남으로는 쯔쯔가무시병을 옮기고 그 위로는 라임병을 옮긴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잘못된 정보란 걸 알았습니다. 쯔쯔가무시병과 라임병을 옮기는 매개체(진드기)는 다른 종류였습니다. 또한 라임병은 주로 봄(5)에 발생해 7월에 절정에 이르고 쯔쯔가무시병은 9월부터 발생하여 10월에 절정을 이룹니다.

 

먼저 병을 매개하는 진드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진드기도 종류가 많더군요. 하지만 크게 흡혈진드기와 흡혈을 하지 않는 진드기로 구분하겠습니다. 라임병의 매개체는 흡혈진드기입니다. 쯔쯔가무시병은 흡혈하지 않는 털진드기가 옮깁니다.

 

숙주에 붙어 흡혈하며 기생하는 진드기를 영어로 Tick()이라고 한답니다. 독일에서는 Zecke(쩨케)라고 부른 답니다. 두 나라에서 흡혈진드기의 피해가 심한 편입니다. 흡혈하지 않는 진드기 종류는 Mite(응애)라고 한답니다. 흡혈은 하지 않지만 살속에 파고들어 알을 낳거나 체액을 빨아먹는 식으로 숙주에 기생한답니다.

 

진드기가 숙주에 붙어 피나 체액을 빨 때 세균성 감염이 이루어지므로 라임병이나 쯔쯔가무시병이 발병합니다. 진드기는 알에서 유충-약충-성충으로 4단계 변태를 하는데 유충부터 숙주에 붙어 흡혈을 한다고 합니다.

 

산행에서 달라붙어 피를 빠는 진드기는 참진드기 종류로 라임병을 옮길 수 있습니다. 라임병은 진드기가 피부를 물때 보렐리아 브르그도페리란 세균이 몸 안으로 들어가 생기는 질병으로 피부, 관절, 심장, 신경계에 이상을 초래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선 라임병을 관절염 정도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많은것 같습니다.

 

<크기를 확인하고자 예전 한강기맥때 월간 사람과산지 기자분이 제 손톱에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입니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 아직 라임병에 대한 사례가 별로 없는 듯싶습니다. 외국처럼 세균을 매개할 산짐승이 많지 않은 이유도 있겠고, 추운 겨울이 있어 진드기가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도 영향이 있을 겁니다.

 

반면에 쯔쯔가무시병을 옮기는 진드기는 털진드기로 쥐 등에 기생하며 세균에 감염되어 사람에게 옮깁니다. 주로 가을에 발생하는 질병으로 경기도나 강원도 이남으로 발병하고 있지만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점차 북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털진드기에 대해서 이곳에서 자세히 다루지는 않겠습니다.

 

흡혈 진드기는 아주 작아 깨알만 합니다. 자세히 보면 갈색이거나 검은색 등을 띄고 단단해 보입니다. 나무나 풀잎 등에 붙어 있다가 온혈동물이 지나가면 뛰어내려 피를 빨곳을 찾아 돌아다니다 적당한 곳을 찾으면 주둥이를 살속으로 파고 듭니다. 살속으로 파고드는 머리부분에 미늘 같은 수많은 역갈고리가 있어 살로 파고든 놈은 손으로 떼어낼 수 없습니다.

 

소독된 바늘 등으로 가시 파내듯이 파내든가 아예 살속으로 깊이 파고든 경우는 병원에 가서 살을 째고 파내야 합니다. 깊이 파고든 경우나 오래 발견하지 못한 경우 보렐리아균 항생제 주사처방을 받는게 좋습니다.

 

일단 물린 부위에서 진드기를 떼어내고 주위에 발진이 생기면 세균 감염여부를 의심해 볼만 합니다. 진드기에 물려도 통증이나 가려움이 없기에 모르고 지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진드기가 달라붙고 바로 피를 빠는 것이 아니므로 산행을 마치면 옷이나 배낭 등을 털고 가능한 긴 옷을 입는게 좋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진드기의 서식지가 넓어지고 숲이 우거지면서 야생동물의 개체수가 늘어나면서 진드기의 개체도 늘어나 세균 감염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는게 타당할 겁니다.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감염여부를 확인하는게 좋은 습관인 것 같습니다.

 

요즘은 백신접종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3회 접종을 해야 완전한 백신효과가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