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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읽는 등산

세로 토레 메스너, 수수께끼를 풀다

by 한상철 2015.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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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 하루재클럽

                                                   저자 : 라인홀드 메스너/ 김영도 옮김

                                                          

  

세로 토레(Cerro Torre)는 남미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남부의 피츠 로이 산군에 있는 화강암 봉우리다. 동쪽으로는 열대 팜파스 초원을, 서쪽으로는 해안 절벽을 두고 있으며 빙하와 호수까지 조망할 수 있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피츠 로이 산군의 주역은 피츠 로이와 세로 토레인것은 두말할것도 없으며, 두 봉우리는 유난히 돋보이는 침봉으로 서로 5km 가량 떨어져 있는데, 피츠 로이가 세로 토레보다 400여미터 높다. 그러나 등반 난이도로 보면 토레가 당연히 앞선다. 이것은 피츠 로이가 1952년 프랑스 원정대에 의해 초등되고, 토레는 그뒤 20여년이 지나도록 미답봉으로 남아 있었던 것으로도 알 수 있다.

 

피츠 로이를 초등한 리오넬 테레이는 토레를 바라보고 등반할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고 그 첫인상을 말한 적이 있는데, 사실 오랫동안 세로 토레는 불가능한 산의 대명사처럼 되어 왔다. 리오넬 테리이는 1952년 피츠로이 원정보고서에 다음과 같이 썼다.

 

우리는 세로 토레를 보았다. 그것은 거의 등반이 불가능한 것처럼 거대한 기둥으로 홀로 서 있었다.”

 

그런데 오늘날 세로 토레가 그토록 많은 산악인들의 화제에 오른 것은 단순히 그 환상적인 분위기나 등반의 어려움 때문만은 아니다. 1959돌로미테의 거미로 자타가 공인하던 이탈리아의 등반가 체사레 마에스트리가 세로 토레에 도전하고, 하산길에 동료 토니 에거가 조난사 했는데, 어디에도 토레 등정의 증거가 발견되지 않으면서 토레 등정이 의문시되면서 마에스트리에 대한 비난이 일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1970, 마에스트리는 자신을 향한 거센 비난을 해소하려고 40kg이나 되는 무거운 컴프레서를 끌고 올라가, 수직이나 다름없는 화강암 벽에 구멍을 내고 볼트 하켄을 박았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마에스트리는 정상 바로 아래 뾰족한 얼음버섯을 넘지 못했다.

 

이책의 목이 세로 토레 메스너, 수수께끼를 풀다이다. 히말라야 14좌를 처음으로 올라 세상을 놀라게한 라인홀드 메스너가 쓴 세로 토레 의혹과 등반의 역사서다. 라인홀트 메스너는 영욕의 바위산 세로 토레를 직접 오르는 대신 알피니즘의 사관이 되어 근원에 대해 깊이 파고드는 길을 택했다. 그는 세로 토레 등정에 얽힌 의혹과 비밀들을 하나씩 밝혀내면서 지난한 등반의 역사 앞에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과연 산에 오르고 있는가!

 

"나는 왜 등산에서 명예와 경쟁이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알피니즘의 발전 과정과  역사를 들여다보면 반드시 그같은 의문이 따르게 된다. 특히 고산등반의 비밀을 파헤쳐 나가면 그 이면에는 이 두 가지 요소가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경우 명예가 한 발 앞서 있다. 결론적으로 등산에 있어서 모든 동기가 인정되는 것이다. 행위가 크면 번뇌와 능력의 한계가 뒤따른다. 한 원정대가 다른 원정대를 능가하려면  남다른 노력이 필요하고, 대원의 숫자는 물론 자연스레 국가와 생활수준이 비교되면서 경쟁이 불붙는다. 그 근원은 명예에 있다. 개인과 단체의 공명심이 바로 그것이다. 인간의 다양한 활동들도 공명심의 결과로 나타난다. 산에 대한 인간의 도전은 특히 그 공명심에 바탕을 두고 이루어진다. 산에 대한 욕망은 등산의 본질이자 추진력이다. 기분전환과 욕심, 자연을 알고 싶은 충동, 웅장한 산에 대한 감성, 모험심 등 모두가 등산을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