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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이야기17

순결한 백색의종 은방울꽃 은방울꽃은 등산로 주변 볕이 잘 드는 곳에 무리지어 피어난다. 하지만 꽃은 넓은 잎 사이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봄에 잎이 먼저 나오고 여름이 시작될 즈음 꽃이 피기 시작한다. 꽃이 피기전에 잎은 나물로 오인되어 독초사고가 나기도 한다. 독성이 강해 많이 먹을 경우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그래서 옛날 우리 이름이 ‘화냥년속고쟁이가랭이꽃’ 인지도 모르겠다. 먹고 살기 힘들던 시절 봄이면 산으로 들로 나물을 뜯으러 나서야 했던 여인들에게 무리지어 자라면서도 무용지물이었던 은방울꽃이 곱게 보였을리 만무하다. 그러니 모양만 이쁜 꽃에 화냥년이란 이름이 붙었지 않았을까. 하늘을 향해 손을 모은듯 피어나는 잎이 여자들의 속옷인 고쟁이를 닮아 화냥년속고쟁이가랭이꽃이다. 예전엔 단장을 하는 여인들이라면 응당 웃음.. 2008. 6. 9.
제비꽃 연가 어릴적 시골에서 자란 나로서는 제비꽃은 흔하게 보아온 꽃이다. 봄철이면 길가 양지바른 풀섶에 작은 보라꽃을 피워 사람의 눈길을 끌던 꽃이 제비꽃이다. 이른 봄 소식을 전하는 꽃이라면 의례 복수초나 너도바람꽃 혹은 노루귀가 제격일 것이다. 하지만 제비꽃은 봄꽃이 흐드러지기 시작하면 어디서나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종류 또한 만만치 않다. 야생화 공부를 시작하기 전까지 제비꽃의 종류가 그렇게 많은지 알지 못했다. 시골에서도 몇 종류는 만났을텐데 그저 반지를 만들던 작은 보라빛 꽃으로만 기억된다.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제비꽃 종류는 대략 60여가지 정도라고 한다. 그동안 야생화에 관심을 갖고 만나기 시작한게 대략 20여종 정도다. 아직 절반도 만나지 못한 셈이다. 이유미의 우리꽃 사랑에 보면 제비꽃과 .. 2008. 4. 18.
잎도 꽃도 치마를 닮은 처녀치마 전국의 산야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야생화다. 줄기 끝에 모여 피는 보랏빛 꽃들의 모습이 마치 미니스커트를 닮아서 그렇다는 소리도 있고, 바닥에 둥글게 붙어 자라는 잎의 모양이 치맛자락을 닮아서 처녀치마로 불린다고도 한다. 다른 이름으로도 치맛자락풀이나 성성이치마로 불리고 있으니 치마와 연관되는건 분명한 것 같다. 처녀치마도 상당히 일찍 피는 봄꽃인데 습기가 있는 음지에서 흔히 만날 수 있으나 설악산의 용아장성능선에서도 보이는걸 보면 햇빛이 잘 드는 곳에서도 자라는 것 같다. 땅바닥에 붙어서 둥글게 달리는 잎은 꽃이 지고나서도 푸르름을 잃지 않고 겨울을 나는 반상록성 식물이다. 땅을 덮은 잎으로 온도를 유지하여 이른봄 꽃을 피우는 것이기도 하다. 일찍 꽃을 피우다보니 어릴 때 시골에서는 자주 보던.. 2008. 4. 18.
봄을 알리는 꽃 보춘화 이른봄 남쪽 야산에서 피어나는 춘란의 정식이름이 보춘화다. 한국에도 제법 많은 종류의 난이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한때 돌연변이 종을 만나면 떼돈을 벌 수 있다고 하여 수난을 당하기도 하였다. 봄을 알리는 꽃이라 하여 보춘화라고 하지만 일부 지역에선 명자나무나 봄맞이꽃을 보춘화라 부르기도 한다. 난을 잘 아는 사람들은 정상적인 춘란을 민춘란이라 하여 돌연변이 종과 구분하기도 한다. 지방에 따라 꿩밥, 아가다래, 여달래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난 중에서 봄에 핀다고 하여 춘란이다. 동양화에 나오는 사군자 그림이 춘란을 연상케 한다. 이른봄 양지바른 야산에 꼿꼿한 잎새를 살짝 늘어뜨리고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모습에 옛사람들도 으뜸으로 쳤던 모양이다. 서식지가 높지 않은 마을 뒷산이라 사람들에게 친숙했던 탓.. 2008. 3. 25.
희귀종이라 더 귀한 한계령풀 이른 봄 노란 군락을 이루며 피어나는 한계령풀은 환경부가 지정한 희귀종으로 분류되어 보호되고 있다. 자생지가 한정되어 있어 그렇겠으나 최근 야생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마구 채취하는 사례도 있고 무분별한 개발로 자생지가 훼손되고 있는게 이유다. 한계령에서 처음 발견되어 그리 불리운다. 그래서인지 점봉산을 대표하는 꽃으로 소개되기도 한다. 처음 야생화를 공부하면서 희귀종이란 내용을 보고 한번쯤 만나고 싶은 야생화에 들었던 꽃이다. 그렇게 몇 년을 애태우다 우연히 산행에서 만나서는 정작 알아보지 못할 뻔 하였다. 도감엔 참으로 화려하게 표현되었는데 막상 현장에서 만난 한계령풀은 너무 왜소하고 군락지가 생각보다 넓어 다른 꽃이 아닐까 생각하였던 것이다. 왜소한 모양과 달리 카메라 렌즈를 통해 자세하게 들여.. 2007. 5. 23.
이름도 정겨운 깽깽이풀 깽깽이풀이란 이름을 들으면 그 꽃을 알지 못하더라도 참으로 정겨운 느낌이다. 하필 이름이 깽깽이일까. 이른 봄철 농사일로 한참 바쁠때 양지바른 곳에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모습이 한가롭게 봄볕을 즐기며 깽깽거리는 강아지 같다고 하여 깽깽이란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바빠서 정신없을때 피는 아름다운 모습에 시샘이 묻어나는것 같다. 이름에서 묻어나는 친근감으로 봐서는 쉽게 만날 수 있을 것 같은데 요즘은 그리 자주 만나지 못하는 야생화다. 그래서 보호종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는 야생화가 되었다. 마을 주변의 낮은 산에 피는 꽃이나 예전엔 약재로, 최근엔 야생화로 팔려나가는 통에 멸종위기를 맞고 있다. 자생지가 공개되면 여지없이 많은 사람들이 몰려 수난을 당하는 꽃이다. 자생조건이 까다롭다보니 수풀이 우거져 자.. 2007. 4. 26.
잎이 노루의 귀를 닮아 노루귀 깔대기 모양으로 돋아나는 잎이 노루귀를 닮았다고 하여 노루귀라 불리지만 정작 잎사귀는 꽃이 질때 쯤에야 볼 수 있다. 솜털이 덮여있는 포가 꽃을 감싸고 있는 모습이 노루귀를 닮은 것 같기도 하다. 역시 이른 봄에 전국의 양지바른 곳에서 만날 수 있다. 노루귀 역시 꽃잎이 없이 화피(꽃받침)가 꽃잎처럼 보인다. 일반적으로 흰색과 분홍색의 꽃을 보게 되지만 자라는 환경에 따라 다양한 색을 연출한다. 드물게 만나는 보라색꽃은 남색에 가까운 색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10cm 정도의 줄기에 깜찍한 꽃송이를 달고 있는 모습도 귀엽지만 꽃자루에 뽀송뽀송 드러난 솜털이 앙증맞다. 꽃을 둘러싸고 있는 3갈래의 포에도 솜털이 덮여 있다. 꽃잎처럼 보이는 꽃받침은 6~10장 정도로 일정하지 않으나 흰색이 더 많은 꽃받침을 .. 2007. 3. 13.
변산바람꽃 변산바람꽃은 복수초와 함께 가장 먼저 봄소식을 전하기도 합니다. 너무 일찍 피어나다보니 눈속에서 피어나는 모습이 많이 알려져 있죠. 1993년 선병윤 교수 등이 변산반도에서 채집하여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이름을 얻게 되었으나 최근 일본에 같은 종이 자생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학명(Ranunculaceae Eranthis byunsanesis B. Sun)에 발견자의 이름이 들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바람꽃이 미나리아재비과의 Anemone속(바람꽃속)이나 변산바람꽃은 너도바람꽃과 함께 Eranthis속(너도바람꽃속)입니다. 물론 Isopyrum속(만주바람꽃속)인 만주바람꽃도 있습니다. 처음 변산반도에서 발견되기는 하였으나 전국적으로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한라산에서 지리산, 설악산까지.. 2007. 3.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