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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깨덩굴 신록의 숲에서 피어나는 화사한 연보라꽃 벌깨덩굴 벌깨덩굴은 유명하지도 쓰임이 많은 것도 아니지만 산행에서 쉽게 만나는 야생화다. 숲이 제법 신록으로 물드는 시절이면 등산로 주변 여기저기 무리를 지어 화사하게 피어난다. 커다란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으로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점이 박혀 있는 흰 무늬와 수염같이 부드러운 털이 덥수룩하니 자리하고 있는 게 여간 신비스럽지 않다. 높은 산에서 층층이 매달린 연보라빛으로 무리지어 피어나는 꽃의 자태는 보석처럼 빛난다. 잎이 들깨를 닮아 벌깨덩굴일 것 같은데 꽃이 핀 모습에선 덩굴이란 말이 왜 붙었는지 알기 어렵다. 꽃은 한꺼번에 피는게 아니라 아래부터 달리는 순서대로 피어난다. 꽃이 필 때는 꼿꼿한 줄기처럼 보이지만 질 때쯤이면 제법 길게 덩굴을 뻗어 나간다. .. 2009. 5. 25.
때를 맞춰 찾아가야 만나는 모데미풀 모데미풀은 바람꽃 종류와 비슷하지만 꽃의 크기가 커서 사람들이 함부로 채취하여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는 봄꽃이다. 지리산 자락 운봉의 모데미란 곳에서 발견되어 그 이름으로 불린다고 하지만 정작 모데미란 곳을 확인할 길이 없다. 또한 지리산도 자생지긴 하지만 쉽게 만나기 어렵다. 한뼘도 안되는 줄기에 순백의 그리 커다란 꽃을 달고 있는 모습이 더 없이 정이 간다. 너도바람꽃속을 닮았다고 하여 ‘크다’ 라는 뜻의 메가스(megas)와 너도바람꽃의 속명 에란티스(eranthis)로 이루어진 합성어인 메가레란티스(Megaleranthis)가 모데미풀의 속명이다. 일부 학자들은 모데미풀의 특징이 금매화속의 식물 범주에 포함되므로 달리 분류해야 한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한국 특산속으로.. 2009. 4. 28.
개발의 열풍은 케이블카를 타고 오랫동안 지자체 선거때 공약(空約)으로나 등장하던 국립공원내 케이블카 논쟁이 뜨겁다. 현 정권 들어 성장과 개발을 내세운 규제완화 정책과 맞물려 힘을 받고 현실적인 문제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 어느 한곳이라도 추진된다면 도미노처럼 우후죽순 설치될 것이다. 관광자원 개발을 목적으로 케이블카를 추진하고 있는 지자체에서 내세우는 이유는 세 가지 정도다. 지역경제의 발전에 기여하고, 등산로 훼손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여 자연보호도 하고, 노약자나 장애인 같은 사회약자를 배려하는 시설이라는 것이다. 속보이는 전시행정에 참으로 궁색한 변명이다. 간단한 문제부터 짚고 넘어가자. 케이블카가 노약자나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라는 문제부터 살펴보자. 물론 케이블카가 산 정상까지 설치되면 힘들게 산행을 하지 않고.. 2009. 4. 17.
뼝대에서 피어나는 동강할미꽃 산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꽃이 있는가 하면 일부러 자생지를 찾아 다녀야 볼 수 있는 꽃이 있다. 자생조건이 까다롭고 희소한 특성 탓이다. 동강할미꽃이 그렇다. 주민들이 뼝대라고 부르는 수직 절벽이 동강할미꽃의 자생지다. 유유히 흐르는 동강 바위 벼랑에 적은 개체가 서식하고 있어 시기를 맞춰 일부러 눈맞춤 하러 가야만 볼 수 있는 야생화다. 동강할미꽃을 찾아가는 동강 변의 아름다운 모습도 어느 한곳 그냥 스쳐가지 못하게 한다. 이러한 절경의 깎아지른 암벽에 하늘을 향해 피어있는 동강할미꽃의 모습은 참으로 인상적이다. 할미꽃은 양지 바르고 키 큰 식물이 햇빛을 가리지 않는 곳, 물 빠짐이 좋은 비교적 건조한 땅, 특히 호석회식물(칼슘을 좋아하는 식물)이기 때문에 보통의 땅보다 칼슘성분이 많은 땅에서 잘 자라 .. 2009. 4. 10.
내리막길에서 나타나는 피로 등산에서 피로를 불러일으키는 곳으로 내리막길을 연상하는 사람은 적다. 특히 초보자의 경우에는 내리막길 걷기가 쉬운 운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리막길이 편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심장과 폐가 힘들지 않기 때문이다. 내리막길에서는 산소를 적게 사용하기 때문에 심박수도 별로 올라가지 않고 젖산도 축적되지 않는다. 그러나 내리막길에서도 피로는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내리막길에서의 피로는 사고발생과 밀접한 관계를 갖기에 오르막길에서 나타나는 피로보다 훨씬 심각하다. 등산사고의 원인 중 가장 많은 것이 굴러 떨어지거나 넘어지는 것인데 넘어짐은 산을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 훨씬 많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럼 내리막길에서는 어떠한 피로가 나타나는가? 오르막길은 호흡-순환계에 커다란 부담을 주지만 근육계에는.. 2009. 3. 13.
소설 빙벽을 다시 읽고 출판사 : 마운틴북스 지은이 : 이노우에 야스시/ 김석희 옮김 빙벽은 오랫동안 산꾼들에게 읽혀온 소설이다. 일본 작가 이노우에 야스시의 1957년 작품이다. 소설이다보니 극한의 상황을 겪은 산악인의 손끝으로 흉내낼 수 없는 중량감은 없다. 대신 추리소설적인 흥미와 잘 짜여진 관계설정 등으로 지루하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래전 번역되어 읽혀온 소설인데 최근 마운틴북스에서 새롭게 출판하였다. 새롭게 출판하면서 내용도 다듬어 진듯 한결 읽기 편하다. 두께가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한번 펴들면 쉽게 접게되지 않으니 금새 읽을 수 있다. 소설 빙벽은 당시 등산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실제사건에서 소재를 얻어 모험 가득한 산사나이들의 삶을 묘사하고 있다. 친구의 산악사고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사회적 물의에서.. 2009. 2. 24.
청와대 개입으로 망칠 뻔한 신년일출 산행 최근 나라 경제사정이 좋지 못한 관계로 안내산악회들마저 타격을 받고 있다. 근교산행이 아닌 지방산행을 가려면 산행회비부터 자질구레한 준비에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러다보니 한달에 2번 이상 다니던 지방산행 횟수를 줄이고 대신 근교산행으로 대신하는 추세가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서울 근교의 북한산이나 도봉산, 수락산, 관악산 등은 늘어난 등산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말이면 하루 평균 수 만 명에 이르는 형편이다. 결국 삶의 질과 관계된 개인의 건강을 위한 취미활동도 제한을 받는 상황이다. 이제 모두들 어렵다는 묵은 한 해를 보내고 희망의 새해를 맞았다. 등산객들뿐 아니라 전 국민 모두가 신년 새벽 떠오르는 일출에 지난 어려움을 털어내고 희망찬 새해를 맞고자 기원하였다. 내가 이끄는 등산모임 역시 이와 .. 2009. 1. 2.
등산에서 마이 페이스는 등산은 건강에 좋은 유산소운동으로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산을 찾고 있다. 등산은 다른 운동의 단조로움을 벗어나 재미있게 운동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등산은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운동으로 산행시 느끼는 피로감도 상당하다. 따라서 등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면 피로감을 줄이고 효율적인 등산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등산에서 오는 피로감은 한가지 원인이 아니라 여러가지 복합작용에 의한 것이지만 무엇보다 호흡/순환계의 부담으로 인한 가슴두근거림과 호흡곤란 등이다. 때문에 호흡/순환계의 부담이 적은 내리막길이 오르막보다 쉽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근력의 피로감은 내리막길이 더 하다고 한다. 내리막길의 피로감은 나중에 다시 다루기로 한다. 피로하지 않게 등산을 하려면 천천히 걸으.. 2008. 11. 27.